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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능력없는 3년차 임베디드 개발자이다.
조금 더 세분화 하자면 C언어 기반에 Linux 위성 셋탑 개발 6개월과, 총 합 2년의 3년차 개발자이다.
시간이 흐르면 뭐든지 잘 할 것만 같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이것 저것 고려 할게 많아 지면서
갈수록 실력은 오히려 줄어드는 것 만 같고, 오히려 예전보다 못 만들어 내는 것 같다.

개발자에게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대화가 아닐까 싶긴하지만,
막내라는 이유로 이리저리 불려 다니고, 막내라서 실력도 없고(이런 변명은 싫지만) 그런데
내 시간까지 빼앗겨 가면서 이것저것 하고 내일도 해야 하니 결국에는 내 시간을 쪼개고 소비하면서
회사일을 해야 한다. 아니 내가 쓸데 없이 오지랍이 넓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매번 일을 하면서 느끼는 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하지만 떠날 수 없다면 인내하라." 이다.
아직 어중간한 경력에 능력은 없고 실력도 없고 내세울 경력도 없는 나로서는
매우 솔찍하게 말하자면 지금 이 곳에서 이런 대우를 받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해야 하지만
사람 마음이란, 더러워서 때려치우고 조금 더 편한곳으로(지금은 솔찍히 마음이 편하면 좋겠다) 가고 싶은데
경제 사정은 지랄 맞고 앞으로 MBLee 께서 잃어버린 10년을 위해서 1년 만에 10년을 물려 주시는 바람에
앞으로 10년은 다시 힘들어 질 것이라, 이직을 위한 경력을 위해 일단은 눌러 앉아 있지만..
무슨 경력이 깡패라고 에효...



"닥치고 내말들어. 우리는 달려야 해. 바보놈이 될 수 없어."
라는 말이 나에게는 환청으로 왱왱 거리면서 다르게 들려온다.
넌 닥치고 내가 시키는대로만 만들면돼. 왜 쓸데 없이 다른 것들과 다르게 만들려고 고생만 하냐?
난 그래도 너보다 오래 했고 다른 제품들도 많이 봐왔고 최소한 다른 것들과 같이 만들면 마이너스는 아니야
그러니까 넌 내가 주문하는데로 만들기만 하면 돼.

평소에는 자기 소신껏 행동하라면서 아이디어를 내라는 말을 하면서
정작 요구사항을 반영해서 개발하고 몇가지 내가 만들면서 이게 더 좋겠다 생각하고 놔둔 부분이나 만든 것들은
모두 다르니까 쓸모 없어 저것과 같이 만들면 돼. 라는 식으로 무조건 퇴짜를 놔버린다.

때리는 시어머니 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뒤에서 침묵으로 일관하시는 소장님도 조금은 밉긴하지만,

개발자 역시 이런 만행에 대응하기 위해서
영업이나 사장이 뱉은 말은 항상 Change.log로 저장하고 녹음을 해놔야 한다 라는 생각마저 든다.
아니.. Changlog.xls을 만들어서 오늘부터 작성중이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1. 그렇게 잘 알고 그러면 댁이 프로그램 배워서 만드시지?
2. 그렇게 세부적으로 잘 알면 확실하게 문서로 러프 이미지라도 그려서
   아니 state diagram 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말로만 그렇게 하지 말고
   확실한 시나리오와 함께 문서로 주시지?


평소에는 머 다크호스니, 너 없으면 회사가 안 돌아 간다니 말은 하면서
과연 내가 없는 술자리에서 얼마나 나 때문에 개발이 지연되서 매출을 못 올리네 하면서
까대고 있을지 참으로 걱정이다.


솔찍히 나로 인해서 상당히 시간이 지연이 생기고 있는건 사실이다.
스케쥴을 맞추지 못하는건 대한민국의 프로 개발자로서는 치명적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래도 변명을 하자면,
커뮤니케이션 부재로 인한 실시간 요구사항 변동과
(어떻게 된 게 볼 때마다 원하는게 달라져? 최소한 여기까지란게 있어야지 원하는대로 바꾸어 주면
또 거기서 변동을 시켜달라고 하고 언제 끝내?)

먼가 조금은 개선을 하려고 노력을 해서 만들면 이상한 소리로 기운 쭉 빼놓고
(내가 말했자나. 다른 셋트들도 좀 보고 만들라고. 다른 셋트보다는 낫지 않아도 최소한 비슷하게는 만들어야지
라고 하는 말은 실력도 없는데 멀 새로 만들어 그냥 저거 대로 만들어! 라고 밖에 안들려)

"모 회사의 차장은 입사하고 15년이 넘었는데 12시 이전에 퇴근한게 10번도 안된대."
"자식 없어요?"
"있지"
"우리도 조금은 더 그렇게 열심히 해야해"
열심히 하는 모습. 다 좋은데 도대체 애아빠가 일에만 빠져서 12시 까지 퇴근도 안하고 맨날 회사에만 있으면
아빠가 아니라 돈만 물어 오는 기러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데 그렇게 되는게 좋아서 당신은 집에도 안가고
맨날 늦게 까지 퇴근도 안하고 놀고 있으면서 회사에서 바둑하고 그러시나? 당신이 그렇게 앉아 있으면 나 같은
말단은 눈치 보여서 퇴근도 못하니까 제발 일찍 좀 퇴근하고 솔찍히 애보기 싫어서 그냥 회사 있는거니까
먼저 퇴근들 하세요 라고 하던가!


그래도 지금의 경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부터는 회사를 구할때는
"개발과 영업이 확실하게 분리된 회사"
"기술 출신 사장인 회사 이거나 혹은 영업 출신 사장이 아닌 회사"
를 구해야 한다는 점을 뼈에 새기고, 그렇게 실천을 해야 겠다.


어디서 주워들어서 그걸 써보지도 않고 '~가 있다고 하더라' 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가장 위험한 사람이다.
Posted by 구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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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얀거탑에 나왔던 '강한놈이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은 놈이 강한것이다' 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

    2008.12.20 01:36 [ ADDR : EDIT/ DEL : REPLY ]
    •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이를 갈며(이러다가 이가 다 갈려서 임플란트 비가 더 들려나요 ^^;) 속으로 삭히고 있답니다 ㅎㅎ

      2008.12.20 09:45 [ ADDR : EDIT/ DEL ]
  2. 뜬금없는 말인데요 행님아 2100년에는 지구온난화로 거의 사막화 된대요.

    2008.12.20 02:38 [ ADDR : EDIT/ DEL : REPLY ]
    • 2100년까지 살 생각없어 ㅋㅋ
      워매 120살이 되어야 하네 =ㅁ=

      2008.12.20 09:46 [ ADDR : EDIT/ DEL ]
  3. 야근을 강요하고 야근만이 성실+열정으로만 판단하는 어리석은 사회가 문제지요 뭐;

    2008.12.20 03:15 [ ADDR : EDIT/ DEL : REPLY ]
    • 판단하려는 사람의 게으름이라고 해야 하나.. 눈에 보이는 건 얼마나 오래 앉아 있냐니까

      2008.12.20 10:06 [ ADDR : EDIT/ DEL ]
  4. 아~ 힘든 회사 생활을 하고 계시네요
    사장이 개발자 출신이라도 을, 병의 입장이 되면 다 소용없는거 같아요 ㅠ.ㅠ

    2008.12.22 15:41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