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 왈왈/독서2018. 5. 12. 21:45

영혼없이 넘기다 빵 터진 내용


172p

우리의 숟가락


금수저가 좋긴하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하니

우리는 은수저만 돼도 좋겠다 투덜거리는 것이다.

그런데 나 같이 수저도 없이 태어난 사람도 많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젓가락질을 잘 배웠으니

허기지지 않게 먹고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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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여자로 자라난 이야기가 나오는데

문득, 우리 전 세대들의 여자 교육이 잘못되었던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 아이들에게는 방치에 가까운 방침이었던 반면

여자 아이들에게는 어떠한 요구사항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이쁘게 라던가 조신하게 등의 행동에 대한 정형화된 요구사항?


하지만 방치에 가깝지만 어떠한 용감한(?) 행동이라고 기대되는 것을 투영해주고

아이들은 그런 위험한 행동을 하면서 모험심을 길러왔고

그러한 초기 차이는 안전함을 원하는 삶과

도전을 하는 삶으로 갈라지게 되고 지금의 우리세대가 된게 아닐까 생각된다.


페미니즘적인 파트였다고 하긴 애매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되어지는 인간상(?)을 완전히 배제하기도 힘들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되어지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강요해서도 안되지 않을까?


여자 아이라고 자리 쩍벌하면 안되고

여자 아이라고 위험하게 칼들고 전쟁놀이하면 안되고

여자 아이라고 전력질주 하거나 축구하면 안되고

여자 아이라고 남자아이처럼 노냐 소리하지 않는 시대가 오면 좋겠다.


그리고

남자 아이라고 기집애 같이 우냐?

남자 아이라고 남자답지 못하게 왜그래?

남자 아이라고 고추 떨어진다. 왜 울어?

라는 시대도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냥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감정을 온전히 다 느끼고 똑같은 경험과 똑같은 시련을 겪고

누구나 도전적이며

누구나 감정적이며

누구나 울 수 있고

누구나 과격해 질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오면 좋겠다.



+

지금 세대의 페미니즘과 이 책을 연관짓기는 거리가 너무 멀지만

그런 교육을 받고 살아왔고 자신들 역시 그 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채

전 세대의 부채는 현 세대의 이성에게 전가를 하려 한다.

스스로 그 틀을 깨지도 않고, 그 틀을 넘어서려고도 하지 않은채

너네가 만든 틀이니 너네가 깨라는거 지구 역사에서 그런식으로 깨어진 틀이 있었던가?


데미안을 읽어 본건 아니지만 가장 인상적인 문구가 있다.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스스로의 알에서 깨어 나오려고 노력하지 않고 알에 있으면서

알을 없애야만 옳바른 세상이 온다고 외치는 현재의 페미니즘.

스스로가 없애지 않고 외부에 의해서 없애지는게 옳은 걸까? 라는 고민도 없이

그러한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걸 보면...

그냥 자기 코앞만 바라보고 이야기 하는 거겠지

Posted by 구차니